구제금융은 과연 옳은가? 당신이 신중한 사람이라면, 당신은 바보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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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bailout
'bailout'이라는 용어는, 비행 도중 조종사가 비행기를 버리고 낙하산으로 탈출하여, 비행기에 남은 다른 사람들은 비행기 추락으로 타 죽도록 내버려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용어는 예전에는 거의 쓰이지 않다가 최근 들어 많이 쓰이고 있다.
이 용어는 '부당' 그리고 '일관성 부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책임감 있게 행동하여 곤란한 상황에 빠지지 않은, 그래서 구제금융을 신청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 입장에서 구제금융은 부당한 조치다.
이 용어는 또한 '기만한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규칙을 따르지 않은 자녀를 구제하는 부모는, 그 자녀에게 자신이 특혜를 제공한 사실(즉, 밤늦게 저녁을 챙겨준 사실)을 다른 자녀가 모르길 바랄 것이다.
규칙을 어긴 자녀는 귀여운 변명을 둘러대며, 저녁 식사를 같이하지 못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것이다. 부모는 자신의 구제 행동을 정당화하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규칙을 따른 다른 자녀 앞에서 그 변명을 못 이기는 척 받아줄 것이다.
심지어 그러한 행동이 부모와 규칙을 어긴 자녀 간에 이루어지는 모종의 비밀 협정의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규칙을 따른 자녀는 그런 위선적인 행동을 보고 부당함을 느낄 것이고, 향후 규칙을 지킬 마음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구제금융의 부당함, 불공정함
규칙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던 다른 자녀는 규칙을 지키지 않은 아이를 구제하는 부모에 대해 부당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구제금융을 제공했을 때 궁극적으로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이는 납세자들이다.
서브프라임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자율을 크게 낮추었을 때, 그 조치는 누구보다 무책임하게 행동하여, 혹은 누구보다 무모하게 리스크를 감수하여 파산위기에 처한 기업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자율 인하 조치는 부도 위기에 처한 기업들에게 여유자원을 제공했지만 그 자금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부분적으로 그러한 자원들은 MMF Money Market Fund(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나 저축예금과 같은 단기 상품에 투자하여 그 이자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주머니로부터 나온 것이다.
결국 그러한 사람들은 이자소득이 점점 줄어드는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다. 이자율 인하가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경우, 자국 통화표시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규칙을 어긴 자녀에게 특혜를 제공한 부모처럼,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구제금융의 결과로 결국 누가 불이익을 당하게 될지는 결코 말하지 않을 것이다.
구제금융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누가 부담하게 될까?
물론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이러한 담보 때문에 손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비용 부담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지만 채무 불이행에 빠진 기업을 구제할 자금이 부족해진다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연방정부에 지불할 자금이 줄어들 것이고 결국 국민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구제금융은 필요하다.
구제금융의 이용은 중환자들이나 죽음이 임박한 사람들에 대한 응급처치를 남발해 전염병 확산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구제금융이라는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국민들을 위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정부 지원금이나 보조금도 일종의 구제 금융이다.
구제금융의 필요성
우리는 과거에도 구제금융을 피할 수 없었고, 지금도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구제금융을 받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구제금융을 불공평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무엇이 공평하고 무엇이 불공평한지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우리 경제 속에는 본래 불공평함이 존재한다.
엄청난 소득 격차가 그 증거다. 그리고 이러한 소득 격차가 생기는 데 오래전의 불평등(특히 오래전 미국에서 흑인들이 노예 생활을 하면서 받았던 수입)이 일조를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집단적으로 보았을때 미국의 흑인들은 학대당했던 역사의 경제적 여파를 오늘날까지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구제금융의 목표는 주택시장에서, 주식시장에서, 혹은 여타 투기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근본적인 목표는 제도에 대한, 그리고 서로에 대한 경제적 신뢰를 손상시키지 않고 사회적정의를 지켜 나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제금융은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
위기는 화재와 같다.
불을 끄고 난 뒤를 생각하는 것보다는, 당장 불을 끄는 것이 더 중요하다.
* 토머스 쉴러의 버블 경제학을 일부 각색하여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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