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투자자는 미미한 주가 변동을 이용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주식을 101에 사서 103이 되면 팔아버린다. 그런 다음 지수가 90이 되면 91.5에 팔기 위해 또다시 주식을 산다.
하지만 이 x와 Y의 변동 속에서 정확한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기란 매우 힘들다.
단기투자자는 노름꾼일 뿐이다. 따라서 신중하게 고민하거나 전략을 세우지 않는다.
이런 내 말에 단기투자자들은 반박할 것이다. 그들도 나름의 차트와 그들에게 언제 사고팔라고 알려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긴 한다. 그렇지만 컴퓨터는 그것을 만든 프로그래머만큼만 영리할 뿐이다.
은행과 브로커는 그들의 고객을 단기투자자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시도한다.
외환시장은 특히나 왜곡된 게임 원리가 지배하는 곳이다.
10억 달러 이상의 돈이 24시간 내내 지구상을 돌아다니지만 실제로 수출입을 위해 결제 혹은 담보로 설정되는 액수는 기껏해야 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게임을 위한 판돈인 것이다.
나는 이 단기투자자들을 옹호하려 한다. 그들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과 별개로 이 주식시장이 제 기능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단기투자자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만들어내기라도 했어야 할 정도다.
주식시장에 단기투자자가 많을수록 중권시장은 커지고 유동적이 된다.
그 과정에서 증권시장의 상승장이나 하락장에서 보이는 불안정한 움직임도 안정화될 수 있다. 특
정 부문의 시세가 추락할 때 등장하는 새로운 매수자는 시장의 가파른 하락세를 막아준다.
또한 반대로 시세가 상승하면 새로운 매도자가 나타나서 상승운동을 제지한다.
이러한 단기 투기꾼들이 있기에 날마다 포지션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시세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주식을 산 뒤 보관만 하는 장기투자자만 존재한다면 시장은 완전히 비유동적이 될 것이므로 무려 수백만 명이 넘는 단기투자자들의 존재 가치는 이로써 이미 충분히 입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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